디자이너들은 패션 일러스트를 할 때 매우 다양한 도구로 그립니다. 꼭 디자이너일 필요는 없습니다. 나만의 스타일에 가장 잘맞는 도구를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 여러 가지 재료를 알아볼까요?
연필
연필은 일반적으로 스케치를 하는 역할을 합니다.
패션일러스트는 아무래도 채색이 들어가죠. 연필만으로 스타일링을 하기에는 크로키 정도, 실루엣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연필은 단계가 있죠. HB를 일반적으로 필기할 때 쓰는데 여기서 H는 Hard의 약자로 숫자가 커질 수록 단단하며 강도가 높아요. 그래서 건축 제도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B가 무엇의 약자인 줄 아세요? B는 Black의 약자예요. 숫자가 커질수록 더 진하며 무른 것이 특징입니다. 저는 6B까지 써 봤는데 8B도 있지요. 연필만으로 명암을 주며 그림을 그릴 때에는 4B, 글씨를 쓸 땐 HB, B 쓰죠.
연필이 다른 채색을 위한 밑그림용일 때는 HB를 쓰는 것이 좋더라구요. B는 은근히 힘을 주게 되어 살짝 지우면 번지는 것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패션 일러스트 할 때는 HB를 추천합니다.

마커
마커를 써 본적이 있으신가요?
대학교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시간에 처음 마커를 쓰게 되었어요. 지금은 유성펜처럼 슬림하지만 제가 샀던 ZIG마커는 통통했어요. 그립감이 좋지는 않았죠. 그래도 한 쪽은 매직펜처럼 네모각이 있고 한쪽은 펜촉이 모아지는 형태였어요. 요리조리 네모각은 넓은 면을 채색하고 빠르게 드로잉 할 때, 펜 촉처럼 모아지는 부분은 섬세한 표현을 할 때 쓰면 좋아요. 그리고 브랜드 알파 마커의 흰색케이스는 한 쪽이 펜 촉이 아니라 붓펜의 브러시 형태예요. 붓처럼 사용하면서 쓰는 것도 추천합니다.
마커가 휘발성인건 아시죠? 뚜껑을 잘 닫아두면 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저도 졸업, 아니 그 이후에도 잘 썼어요. 마커는 우선 발색이 좋아요. 선명하죠. 색상도 은근히 많아요. 요즘은 60색을 기본으로 무채색 계열도 더하면 다양해요. 아쉬운 점은 혼색이 어렵다는 것인데… 물감처럼은 아니어도 여러번 그라데이션을 표현하다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색연필
색연필은 어느곳 어디서나 감초 역할을 해요.
색연필은 어릴 때 부터 많이 써왔죠? 12, 24, 36, 48, 60, 72, 132, 150색 등 정말 컬러가 다양한 데 색연필만 가지고 채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48색도 괜찮습니다. 패션 일러스트에서 색연필의 역할은 마커나 수채물감으로 밑바탕 색을 어느 정도 칠하고 질감을 표현하거나 무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림이 더욱 풍부하고 단단하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면 fur(털)을 표현할 때 바탕을 수채물감으로 번지면서 그리고 마른 뒤에 외곽선에 털의 모양을 색연필로 표현해 주는 것이죠.
색연필을 사용할 때는 뾰족하게 깎아서 사용하길 바랍니다. 칠했던 색연필 위에 올려도 잘 표현됩니다.
크게 두 종류의 색연필이 있습니다. 수성색연필과 유성색연필인데 대표적인 유성색연필 브랜드로는 프리즈마가 수성색연필은 파버카스텔이 있어요. 파버카스텔도 유성색연필이 있지만 프리즈마가 선명해서 발색이 좋으므로 추천합니다. 수성색연필에 붓으로 문질러주면 수채물감 느낌이 나는 건 아실 듯 하네요.
수채물감
수채물감은 혼색으로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수채물감을 쓸 때에는 색상표를 이해하고 그것을 항상 머릿 속에 기억하도록 합니다. 또 어느 색을 섞느냐에 따라 물감의 양을 어떻게 했는냐에 따라 다른데, 이것은 정확하게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해서 많은 붓 연습으로 감각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채물감은 24색 정도면 여러색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감은 특히 상표에 따라 빨강이라하더라도 색이 사뭇 다르므로 종이에 테스트를 해보기 바랍니다.
수채물감은 굳혀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팔렛트에 물감을 짜고 3주 정도 그늘에서 건조하면 굳는데 이 물감은 고체물감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채물감을 사용할 때 종이는 흡수성이 있는 도화지, 와트만지 등을 사용합니다. 복사용지는 권하지 않습니다. 물로 인해 종이가 굴렁거리기 때문입니다. 복사용지가 80g입니다. 적어도 180g 이상의 도화지를 사용하세요. 수채 전용지면 더욱 좋구요.

오일파스텔
오일파스텔은 크로키를 하기 좋은 도구입니다.
크레파스 아시죠? 오일파스텔은 크레파스처럼 손에 묻어나고 굵은 면에 적합해 세심한 표현이 어렵긴 합니다. 그러나 단숨에 크로키처럼 그린다면 스타일링을 제시하기에 적합한 도구라 생각합니다. 강약을 조절할 수 있고 색상이 다양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일파스텔로 패션 일러스트 할거라면 섬세하게 표현해야하는 일러스트 보다는 과감하고 전체 룩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때 사용하세요. 그리고 작업이 마치면 다른 종이로 덮어두거나 고정액(픽사티브)을 뿌리도록 하세요. 다른 그림에 묻어날 수 있거든요.
디지털 도구 & 앱
아이패드는 디지털 드로잉의 대표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죠. 저도 그림을 그릴 때 많이 씁니다. 프로그램은 프로크리에이터를 씁니다. 사용하기 편하고 저도 브러시가 다양해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어도비사의 프레스코도 사용합니다. 포토샵에 익숙하다보니 프레스코도 사용하기 좋았습니다. 프로크리에이터에는 녹화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나 영상이 필요할 때 쓰면 굳이 따로 녹화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디지털 도구를 사용할 때에는 디지털 색과 파일확장자의 의미에 대해서는 숙지하시길 바랍니다. 내가 인쇄용으로 그림을 그리는지 웹 용으로만 사용할 것인지 파일 크기는 어디에 쓰려고 올리는지 말입니다. 요즘 웹 전시를 많이 하죠. 그럴려면 “ooo모드를 사용하면 되겠네”라고 본인이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도구를 한꺼번에 다 구입하지 마세요. 근처 연필부터 써보고 익숙해지거나 부족하면 하나씩 늘려가세요. 천천히 호기심을 가지고 흥미 있게 다가가세요.
패션 일러스트 할 때 사용되는 전통적인 재료와 도구, 디지털 도구도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재미있는 일러스트 시간이 되기 위해 이 글이 도움되셨길 바랍니다.
@moonbang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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