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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쓰는용기 004 : 통영

by 문방고우 2022. 2. 6.

찬 바람이 부는 겨울입니다. 그래도 날은 무지 맑네요.
심금을 울리는 날씨. 어디론가 여행하고픈 날씨.
오늘, 바로 지금입니다.

마침 터미널이 지척이라 그냥 살짝 바르고 출발했습니다. 차를 기다리는 시간은 느리게 흘러만 갔구요.
오전 9시 40분 출발. 2시간 좀 안걸려서 도착했죠. 바닷바람내음은 안 났지만 그래도 좋은 통영행.
리턴 시각을 확인하고 통영중앙시장으로 고고잉~!
점심먹으러.

대성회덮밥 집에서 멍게비빔밥을 시켜 먹는데, 빨간고기에 미더덕 된장까지 나와서 든든했습니다. 그리고 향긋했습니다. 믹스커피로 입을 덮어버리는 실수를 했지만, 그 향이 강렬해서 아직도 입에 향이 맴돌고 있네요. 세병관 가려다 말고 봄날의 책방을 향해 갔어요. 근데 깜짝 놀랬습니다. 봄날의 책방 가는 길이 세상에… 아버님 어머니 산소 가는 길이었던 거죠. 이런 우연이…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봄날의 책방이 1시 30분 오픈이라 둘레둘레 하는데, 마침 옆에 전혁림 미술관이 떡-하니 있는게 아니겠어요… 1층, 2층을 돌며 전혁림 작가의 푸른 눈을 보았습니다. 통영의 바닷빛을 머금은 색이었습니다. 대통령이 주는 훈장 말고 시민들이 주는 훈장도 있다면 충분히 받고도 남을 작가. 전혁림 작가의 그림은 청와대에도 설치되었다고 하니 더 눈이 갔더라구요. 그리고 작가의 뭐라도 얻고픈 마음에 갤러리 샵을 찾았는데, 내가 찾는 느낌은 없어(굿즈가 좀 부족한 느낌…) 감상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봄날의 책방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를 머금은 색이었습니다. 동네에 이런 책방이 있다면, 매일 출근해 요리보고 조리보고 할 것 같습니다. 읽고 싶은, 엄마에게 주고 싶은 책을 고르고 뿌듯한 마음 안고 나왔습니다.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라는 책. 울엄마도 글 쓰고 책 읽고 그렇게 사심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른 책. 먼저 읽고 엄마께 조곤조곤 얘기하고 싶습니다.


나오는데 왼쪽 엄지발가락이 또 아파 그냥 시외버스터미널로 왔습니다. 시간은 아주 여유가 있었지만 그냥 그렇게 짧은 여행이 좋더라구요.
일상의 탈출 같기도 연장 같기도 한 오늘의 통영여행. 삶의 한 자리 추억으로 남겠습니다.

[봄날의 책방]애서 만난 엄마를 위한 책. 20220206